Editorial

금융권 유니폼에서 런웨이까지, Z세대가 사랑하는 2026 패션 트렌드 ‘쿼터 집업’

한때 금융권 사무실에서만 볼 수 있던 쿼터 집업이 SNS와 런웨이를 동시에 장악하고 있다. 2025년 말 ‘#QuarterZipMovement’로 불리기 시작한 이 흐름은 후디와 테크웨어 대신 단정한 니트를 선택하는 젊은 세대의 태도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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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유니폼에서 런웨이까지, Z세대가 사랑하는 2026 패션 트렌드 ‘쿼터 집업’

한때 금융권 사무실에서만 볼 수 있던 쿼터 집업이 SNS와 런웨이를 동시에 장악하고 있다. 2025년 말 ‘#QuarterZipMovement’로 불리기 시작한 이 흐름은 후디와 테크웨어 대신 단정한 니트를 선택하는 젊은 세대의 태도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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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유니폼에서 런웨이까지, Z세대가 사랑하는 2026 패션 트렌드 ‘쿼터 집업’

한때 금융권 사무실에서만 볼 수 있던 쿼터 집업이 SNS와 런웨이를 동시에 장악하고 있다. 2025년 말 ‘#QuarterZipMovement’로 불리기 시작한 이 흐름은 후디와 테크웨어 대신 단정한 니트를 선택하는 젊은 세대의 태도를 드러낸다.

쿼터 집업Quarter Zip은 원래 쿨한 옷이 아니었다. 미국 월 스트리트의 오피스에서, 셔츠 위에 무심하게 걸쳐지던 이 니트는 오랫동안 단정한 유니폼에 가까운 존재였다. 그러나 2025년, SNS를 통해 재발견된 쿼터 집업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갖기 시작했다. 젊은 세대는 이 오래된 비즈니스 캐주얼 아이템을 새로운 프로페셔널리즘과 미니멀한 쿨함의 상징으로 끌어올렸고, 마침내 2026년 샤넬 공방 컬렉션의 첫 룩으로까지 등장하며 하이패션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쿼터 집업 트렌드의 시작

@whois.jason

@Richdafifth life different when u gotta quarter zip #matcha #quarterzip #performative #niketech

♬ original sound – Jason Gyamfi
Jason Gyamfi의 틱톡 영상으로 쿼터 집업이 바이럴되기 시작했다.

작년 11월 초, 21세의 틱톡 크리에이터인 제이슨 지암피Jason Gyamfi는 친구와 함께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은 커피 브랜드 블랭크 스트리트 커피Blank Street Coffee에서 말차를 마시며 남색 쿼터 집업 스웨터를 입고 있는 영상을 업로드 했다. 그는 거의 3천만 조회수를 기록한 이 영상에서 “우리는 나이키 테크웨어를 입지 않아요. 커피도 안 마시고요. 그냥 쿼터 집업에 말차예요. 우리 인생은 업그레이드됐어요. 이제 안경도 쓰잖아요.”라고 말했다. 이 영상은 수백만 뷰를 기록하며 #QuarterZipMovement라는 해시태그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산되었다. 스트리트웨어 대신 단정하고 절제된 룩을 선택하며, 옷을 통해 프로페셔널하고 신사다운 태도를 보여주었던 것이 화제가 되었던 모양이다. 

쿼터 집업은 목에서 가슴 상단까지 내려오는 짧은 지퍼 디테일의 니트 또는 스웨터로,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금융업에 종사하고 컨트리 클럽을 드나드는 부유한 백인 남성들이 흔히 입는 비즈니스 캐주얼 룩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깔끔하면서도 단정한 실루엣은 투자은행, 컨설팅 회사 등의 오피스 룩에서 장기간 애용되어온 것. 그래서 지금의 쿼터 집업 붐은 더 흥미롭다. 과거에는 ‘금융권 아저씨들의 니트’에 가까웠던 이 옷이, SNS를 통해 젊고 절제된 프로페셔널리즘의 상징으로 재탄생했기 때문이다. SNS 사용자들과 젊은 세대는 기존 스트리트웨어의 과시적 로고와 테크 플리스 대신, 금융권 특유의 너무 진지해서 오히려 무심해 보이는 쿼터 집업을 선택함으로써 오히려 새로운 쿨함을 만들어냈다.

샤넬 공방 컬렉션에 등장한 쿼터 집업

이 트렌드가 하이패션 무대까지 영향을 미친 결정적 계기는 뉴욕 지하철 플랫폼에서 열린 샤넬의 2026 공방 컬렉션이다. 해시태그 #QuaterZipMovement가 바이럴 되기 시작하고 몇 주 후, 샤넬의 새로운 아티스틱 디렉터 마티유 블라지Matthieu Blazy는 전통적인 트위드 재킷과 클래식한 드레스를 중심으로 한 하우스의 대표적인 룩 대신, 컬렉션의 첫 번째 룩으로 베이지 톤 쿼터 집업 니트를 내세웠다.   

유럽에서 가장 권위있는 패션 하우스중 하나인 샤넬의 장인 정신을 강조하기 위한 컬렉션 치고는 가소 엉뚱한 룩이었지만, 쿼터 집업은 모델의 캐주얼한 데님과 매치되며 평범한 일상복을 하이패션의 무대로 끌어올렸다. 마티유 블라지는 실루엣과 소재의 균형으로 샤넬 특유의 우아함을 유지하면서도 보다 편안하고 현실적인 옷차림을 제안하며, 쿼터 집업을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시즌 핵심 아이템으로 격상시켰다. 마티유 블라지 역시 피날레에 네이비 컬러 쿼터 집업을 입고 등장하며 이 룩의 상징성을 다시금 되짚었다. 

하우스 브랜드의 쿼터 집업들 

샤넬 공방 컬렉션을 비롯해, 2026 S/S 시즌 런웨이에서는 쿼터 집업이 여러 브랜드 컬렉션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미우미우는 그레이 컬러의 쿼터 집업에 안쪽으로 셔츠와 실크 스카프를 레이어드해 다소 캐주얼하게 보일 수 있는 지점을 벗어났고, 샤넬은 군더더기없는 쿼터 집업과 뉴욕의 스카이라인을 표현한 대담한 스커트를 매치해 반전의 매력을 자아냈다. 로에베는 나일론으로 쿼터 집업을 제작하고 여러 겹 겹쳐입어 테크웨어의 면모를 뽐냈으며, 슈슈통은 워싱을 더해 빈티지하게 완성한 쿼터 집업 아래로 레이스 스커트를 더해 쿼터 집업이 이토록 사랑스럽게도 스타일링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셀럽들이 입은 쿼터 집업

그렇다면 실제로는 쿼터 집업이 어떻게 입어지고 있을까? 에이셉 라키는 이번 시즌 하우스 브랜드들이 선택한 쿼터 집업 스타일링 공식을 따른다. 유난히 레이어링 스타일링이 강세였던 런웨이 룩들처럼 스웨터 안쪽으로 셔츠와 맨투맨 티셔츠를 덧입었다. 반면 센트럴 씨는 쿼터 집업의 전통적인 스타일을 따랐다. 금융업계 종사자들이 선호하는 폴로 랄프 로렌의 쿼터 집업에 베이지색 코튼 팬츠로 편안한 멋을 더했다. 다만 큼직한 다이아몬드 주얼리를 과감하게 더해 래퍼다운 모습을 잃지 않은 모습. 헤일리 비버는 쿼터집업으로도 얼마든지 클래식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니트 소재의 쿼터 집업과 어두운 컬러의 블레이저가 자연스레 어우러진다. 인플루언서 에밀리는 캐주얼한 쿼터 집업 특유의 멋을 한껏 살렸다. 비니 모자와 레깅스를 함께 매치해 편안하면서도 스포티한 룩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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