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창립 150주년을 맞았던 오데마 피게가 올해부터 브랜드의 새로운 역사 쓸 기반을 마련했다. 본사가 위치한 스위스 르 브라쉬에Le Brassus에 설립한 아크 매뉴팩처Arc Manufacture는 인근 지역에 흩어져있던 생산, 기술 부서가 이곳에 모여 브랜드의 핵심 거점으로 기능하게 된다. 각 분야의 장인들이 개별적으로 제작한 부품을 한데 모아 조립하는 협업 중심의 제작 방식인 ‘에타블리사주Établissage’ 철학을 계승하는 동시에 미래 지향적 기술과 지속 가능성을 결합한 환경을 구축했다. 제네바 교외 메이랭Meyrin에 위치한 케이스 및 브레이슬릿 부서 또한 올해 말 이곳으로 이전할 예정으로, 약 700여 명의 구성원이 한 공간에서 협업하게 될 전망이다.

스위스 건축사무소 드 줄리 & 포르티에de Giuli & Portier가 설계를 맡고, 알펜다 SAAlpenda SA가 시공한 아크 매뉴팩처는 2008년 완공된 주물 공장과 연결되며, 기존 건물을 감싸는 형태의 약 2만 3,700㎡ 규모로 조성됐다. 장인과 설비 엔지니어가 긴밀하게 협업할 수 있도록 동선과 작업 환경을 효율적으로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4차 산업혁명을 고려해 미래 지향적 업무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 효율까지 끌어올렸다. 66대의 로봇으로 운영되는 자동 분류 및 검색 시스템Goods-to-Person이 작업자에게 필요한 부품을 직접 전달해 작업당 약 15초의 시간을 단축하고, 장인들이 정교한 작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건축적 완성도와 환경 측면 역시 중요한 설계 기준으로 고려했다. 총 321m에 이르는 곡선형 외관은 표면에 미세한 요철을 더해 입체감을 살렸고, 전면에는 변색 스마트 유리를 적용했다. 유리창이 외부 환경에 따라 빛과 열의 유입량을 자동으로 조절해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하며, 눈부심을 줄이고 조류 충돌을 방지하는 기능까지 더했다. 주변 지형을 활용해 배수로를 조성함으로써 침수 위험에 대비한 자연스러운 보호 구조를 만들었고,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재활용하고 인근 난방 시설로부터 재생 에너지를 공급받는 등 에너지 운영도 세심하게 계획했다. 옥상 정원 일부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자체 에너지 생산 시스템도 마련했다. 이러한 설계를 바탕으로 최적의 업무 환경, 지속 가능성, 생태 친화성을 확보해 스위스의 친환경 건축 인증인 미네르기-에코Minergie-ECO®를 획득했다.
이처럼 아크 매뉴팩처는 장인 정신과 협업이라는 오데마 피게의 전통적 가치 위에 첨단 기술과 지속 가능성을 결합한 통합형 공간인 셈이다. 브랜드의 정체성과 철학을 한층 공고히 하는 동시에, 브랜드가 지향하는 미래를 제시하며 앞으로의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