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ial

제네시스 마그마의 데뷔, 최초라는 이름의 질주

2024년 처음 이름을 공개한 이래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온 제네시스의 고성능 브랜드 ‘마그마’의 쾌속 질주가 심상치 않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글로벌 모터스포츠 무대에 진입하며 잇달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어 모터스포츠 팬들 사이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단순한 속도 경쟁을 넘어 내구성, 운영 능력, 퍼포먼스, 한국적 정체성까지 함께 증명하려는 제네시스의 전략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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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마그마의 데뷔, 최초라는 이름의 질주

2024년 처음 이름을 공개한 이래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온 제네시스의 고성능 브랜드 ‘마그마’의 쾌속 질주가 심상치 않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글로벌 모터스포츠 무대에 진입하며 잇달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어 모터스포츠 팬들 사이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단순한 속도 경쟁을 넘어 내구성, 운영 능력, 퍼포먼스, 한국적 정체성까지 함께 증명하려는 제네시스의 전략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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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마그마의 데뷔, 최초라는 이름의 질주

2024년 처음 이름을 공개한 이래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온 제네시스의 고성능 브랜드 ‘마그마’의 쾌속 질주가 심상치 않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글로벌 모터스포츠 무대에 진입하며 잇달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어 모터스포츠 팬들 사이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단순한 속도 경쟁을 넘어 내구성, 운영 능력, 퍼포먼스, 한국적 정체성까지 함께 증명하려는 제네시스의 전략을 짚어본다.

제네시스 마그마 GMR-001 하이퍼카 ⒸGenesis

제네시스가 본격적으로 레이싱 세계에 들어섰다. 그 중심에는 제네시스의 모터 스포츠 팀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과 경주용 모델 ‘GMR-001 하이퍼카’가 있다. 그동안 제네시스는 세단과 SUV, 전동화 모델 등을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쌓아왔다. 여기에 고성능 브랜드 ‘마그마’를 더하며 브랜드의 다음 행선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렇기에 마그마는 제네시스가 고급감과 정제된 디자인을 넘어 강력한 주행 성능과 모터스포츠 감각까지 브랜드 경쟁력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의지와도 같다. GMR-001 하이퍼카는 이 전략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제네시스의 두 줄 디자인, 역동적인 우아함, 한글 레터링을 레이스 카 위에서 새롭게 해석했다.

ⒸGenesis

최근 흐름도 주목할 만하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2026 FIA 세계 내구 선수권, 즉 WECWorld Endurance Championship의 시즌 개막전인 ‘이몰라 6시간6 Hours of Imola’에서 두 대의 GMR-001을 모두 완주시키며 첫 레이스를 마쳤다. 이어진 ‘스파-프랑코샹 6시간 6 Hours of Spa-Francorchamps’에서는 두 대 중 한 대가 8위에 등극하며 팀의 첫 WEC 포인트를 기록했다. 24시간 동안 13.626㎞ 길이의 서킷을 질주하는 ‘르망 24시The 24 Hours of Le Mans’에서는 두 대 #17과 #19가 예선 톱 10에 올랐고, 결승에서는 372랩을 달려 13위로 완주했다. 실제 레이스에서 데이터를 쌓고 결과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내구 레이스를 선택한 제네시스

제네시스 X 그란 레이서 콘셉트와 GMR-001 하이퍼카 프로토타입 ⒸGenesis

자동차 브랜드에게 모터스포츠는 단순한 홍보용 쇼케이스 이상이다. 브랜드의 기술력과 방향성을 집약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특히 고성능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브랜드에게 레이싱은 중요한 증명의 장이 된다. 트랙 위에서는 디자인, 파워트레인, 공기역학, 내구성, 팀 운영 능력까지 모든 요소가 실제 경쟁 환경 속에서 실시간으로 평가받는다.

제네시스는 포르쉐, 페라리, 메르세데스-AMG 등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젊은 프리미엄 브랜드다. 오랜 모터스포츠 헤리티지를 보유하지 못했기에, 마그마 레이싱과 WEC 참가를 통해 고성능 브랜드 이미지를 나날이 쌓아가고 있다. 이러한 행보는 제네시스가 제시해온 브랜드 확장 방향과도 연결되는데, 마그마를 통해 럭셔리 중심 브랜드에서 고성능과 모터스포츠 경험까지 품은 브랜드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레이싱에서 축적한 기술과 브랜드 이미지는 향후 마그마 양산차와 고성능 전동화 모델 개발의 중요한 기반이 되기도 한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Genesis

제네시스가 선택한 무대가 F1이 아니라 WEC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전자가 순간적인 속도와 글로벌 노출을 극대화하는 무대라면, 후자는 오랜 시간 동안 일정한 속도와 안정성을 유지해야 하는 내구 레이스다. 한 바퀴를 가장 빠르게 도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6시간, 24시간 동안 차와 팀을 흔들림 없이 운영하는 일이다. 이 점에서 WEC는 제네시스의 고성능 전략과 부합하는 대회이다. 프리미엄 브랜드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빠른 차를 만드는 능력이 아니다. 빠르면서도 오래 버티고 극한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기술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물론 F1 역시 공기역학, 타이어 관리, 에너지 운용, 팀 전략 등이 모두 중요한 종합 경쟁이다. 다만 WEC는 짧게는 수 시간, 길면 24시간까지 이어지는 경기 특성 상 내구성과 신뢰성이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파워트레인만 강하다고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없다. 공기역학, 냉각, 타이어 관리, 에너지 사용, 피트 전략, 드라이버 교대, 팀 운영까지 모든 요소가 장시간 안정적으로 맞물려야 한다.

25,000km의 주행 테스트를 거친 GMR-001 하이퍼카

ⒸGenesis

GMR-001은 제네시스가 레이싱 세계에 진입하기 위해 준비한 첫 하이퍼카다. LMDh* 규정에 맞춰 개발됐으며, 프랑스 레이스카 제작사 ‘오레카ORECA’와 협업해 제작했다. 파워트레인은 현대 모터스포츠가 WRC에서 사용해온 1.6리터 터보 4기통 엔진 기술을 바탕으로 발전시킨 G8MR 3.2리터 터보 V8을 사용한다.

*LMDh: 르망 24시 주관사와 데이토나 24시를 주관사가 공동으로 만든 레이스 카테고리. 내구 레이스에 참여하는 레이스카에 적용되는 카테고리 중 하나.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팀 총괄 책임자 시릴 아비테불Cyril Abiteboul은 제네시스의 모토스포츠 진출 프로젝트를 두고 ‘차 한 대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팀과 조직, 새로운 정체성을 동시에 만드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릴 아비테불은 르노 F1 팀 대표와 알핀 F1 CEO를 지낸 모터스포츠 경영 전문가로, 현재 현대 모터스포츠와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다. 그의 말처럼 제네시스는 짧은 기간 안에 레이싱카, 엔진, 섀시, 드라이버 라인업, 피트 운영 체계까지 모두 구축하며 모터스포츠의 관점에서도 괄목할 성장을 이루어내고 있다.

ⒸGenesis

개발 속도 역시 눈에 띈다. GMR-001은 데뷔 전까지 약 25,000km의 주행 테스트를 거쳤고, 개발 과정에서 사용된 G8MR 엔진은 단일 엔진 기준 약 9,000km를 주행하며 내구성 목표를 검증했다. 이는 제네시스가 실제 경기를 버틸 수 있는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하는 동시에, 이 프로젝트를 장기 모터스포츠 프로그램으로 진정성 있게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실 제네시스의 첫 시즌 목표는 우승보다 완주와 데이터 확보에 가까웠다. 이몰라 6시간에서는 첫 레이스 완주로 출발점을 만들었고, 스파-프랑코샹 6시간에서는 첫 포인트를 기록했다. 르망에서는 가장 가혹한 24시간 레이스를 통해 차와 팀이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지 확인했다.

두 줄 디자인과 한글 레터링으로 완성한 정체성

ⒸGenesis

GMR-001 하이퍼카는 제네시스의 디자인 언어를 레이스카로 옮긴 모델이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요소는 제네시스의 상징인 ‘두 줄 디자인’이다. 이 그래픽은 GMR-001에서도 핵심 디자인 요소로 적용됐다. 두 줄 램프는 제네시스의 브랜드 정체성을 보여주는 요소인 동시에 레이스 환경에 맞는 기능적 역할도 수행한다. WEC에서는 야간 주행 비중이 크다. 르망 24시처럼 밤 시간대에도 주행해야 하는 경기에서는 조명 성능이 주행 안정성과 직결된다. 이에 제네시스는 브랜드를 상징하는 두 줄 그래픽을 유지하면서도, 내구 레이스에 필요한 시야 확보와 성능 요구를 충족하는 방향으로 이를 적용했다.

ⒸGenesis

리버리Livery* 역시 중요한 부분이다. GMR-001 하이퍼카에는 마그마 오렌지와 딥 레드가 이어지는 그라데이션 컬러가 적용됐다. 브랜드 명이 지닌 뜨거운 에너지와 한국적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드러내기 위함이다. 차체에는 한글 레터링도 쓰였다. 글로벌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한 그래픽 요소로, 제네시스가 추구하는 디자인 언어와 문화적 배경을 함께 담아냈다.

*리버리Livery: 레이스카나 바이크에 입히는 고유의 도색, 혹은 스폰서 로고 스티커 디자인. 관람객들은 이것으로 팀을 구분하며, 팀은 리버리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나 스폰서를 홍보한다.

한글 레터링은 리버리뿐 아니라 팀 아이덴티티 전체로 확장된다. ‘마그마’의 자음에서 영감을 받은 기하학적 로고는 차체와 엔진 커버, 차고, 팀 유니폼까지 이어진다. 많은 레이스카가 스폰서 로고와 팀 컬러 중심으로 구성되는 것에 비해, GMR-001은 제네시스의 브랜드 언어를 레이스카 전체에 반영한다. 두 줄 디자인, 마그마 컬러, 한글 레터링은 제네시스가 고성능 브랜드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고수하려는 시각적 기준이다.

결과로 증명한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의 첫 시즌은 빠르게 전개됐다. 이몰라 6시간에서는 두 대의 GMR-001이 모두 완주했다. #17은 큰 문제 없이 레이스를 끝냈고, #19는 초반 이슈로 시간을 잃었지만, 다시 트랙에 복귀해 데이터를 확보했다. 신생 팀에게 첫 레이스의 핵심은 순위보다 차와 팀이 끝까지 문제 없이 운영되는지 확인하는 일이었다.

스파-프랑코샹 6시간에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갔다. #17은 8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팀의 첫 WEC 포인트를 기록했다. 경기 후반 공격적인 전략과 피포 데라니Pipo Derani의 방어 주행이 맞물리며 얻은 결과였다. #19는 전기 계통 이슈로 시간을 잃었지만 13위로 완주했고, 팀은 두 번째 경기에서도 두 대를 모두 결승선까지 통과시키며 중요한 경험을 쌓았다.

ⒸGene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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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망 24시는 이보다 훨씬 가혹한 무대였다. 제네시스는 첫 르망 도전에서 두 대를 모두 예선 톱10에 올렸다. #19는 6위, #17은 9위에서 출발하며 기대 이상의 속도를 보여줬다. 다만 결승에서는 내구 레이스의 현실도 함께 드러났다. #17은 16시간 경과 후 서스펜션 문제로 리타이어했고, #19는 여러 작은 문제를 겪었지만 총 372랩을 달려 13위로 완주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당장 만족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제네시스에게 이번 르망의 의미는 조금 다르다. 첫 시즌, 세 번째 공식 레이스에서 24시간 레이스를 완주했다는 점 자체가 중요한 이정표다. 내구 레이스를 오랫동안 경험한 브랜드들과 같은 무대에서 차와 팀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동시에 보완해야 할 문제도 분명히 확인했다. 내구 레이스에서 마주한 실패와 시행착오는 결국 더 나은 차와 팀을 만들기 위한 초석이 될 것이다.

마그마 GT와 GT3 콘셉트가 보여주는 확장 가능성

제네시스의 모터스포츠 전략은 GMR-001 하이퍼카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르망 24시 기간에 공개된 ‘마그마 GT 콘셉트Magma GT Concept’와 ‘마그마 GT3 콘셉트Magma GT3 Concept’는 마그마 브랜드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마그마 GT 콘셉트는 2인승 럭셔리 그랜드 투어러로, 낮은 전면부와 넓은 펜더, 미드엔진에 가까운 비례를 통해 제네시스가 추구하는 고성능 GT의 이미지를 드러낸다. 실내는 운전자 중심 구조와 아날로그 계기판, 촉각적 조작계를 바탕으로 구성해 운전자가 주행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마그마 GT3 콘셉트는 GT3 기술 규정과 레이스 환경을 먼저 고려한 독립적인 연구 모델에 가깝다. 넓어진 트랙, 큰 프런트 스플리터, 확대된 덕트, 도어에 붙은 핀, 고정식 리어 윙과 디퓨저는 모두 공력과 냉각, 내구성을 위해 설계된 요소로, 제네시스가 일상 주행 환경과 트랙 양쪽에서 고성능을 어떻게 해석하고자 하는지 보여준다.

마그마 GT 콘셉트 ⒸGenesis
마그마 GT3 콘셉트 ⒸGenesis

제네시스가 레이싱으로 증명하고자 하는 것

마그마 브랜드 파트너이자 레이싱 어드바이저로 참여한 잭키 익스 ⒸGenesis

포르쉐, 페라리, 메르세데스-AMG, BMW M 같은 브랜드가 고성능 이미지를 쌓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모터스포츠가 있었다. 제네시스 역시 이제 같은 선상에 놓여있다. 고급차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는 어느 정도 자리 잡았지만, 고성능 브랜드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다른 기준이 필요하다. 마그마 레이싱은 이 기준을 만들기 위한 첫 단추다. 세계적인 내구 레이스에서 자사 기술의 신뢰성을 높이고 운영 능력을 검증받겠다는 것이다.

일명 ‘미스터 르망’이라고 불리는 잭키 익스Jacky Ickx가 브랜드 파트너이자 레이싱 어드바이저로 참여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르망 24시에서 여섯 차례 우승한 인물로, 내구 레이스의 상징적인 존재다. 제네시스가 그를 영입한 것은 내구 레이스의 본질과 운영 철학을 프로젝트에 제대로 반영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Genesis

결국 제네시스에게 레이싱은 브랜드의 다음 얼굴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마그마를 통해 고성능을 말하고, WEC를 통해 그 성능을 검증하며, 두 줄 디자인과 한글 리버리로 자신만의 정체성을 세계 무대에 새기고 있다. 첫 시즌의 결과는 다른 팀들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먼 수준이지만, 제네시스가 레이싱 세계에 도전하는 이유를 확실히 보여주기에는 충분한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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