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의 회고전 〈유영국: 산은 내 안에 있다〉가 5월 19일부터 10월 25일까지 열린다. 회화 뿐 아니라 사진, 부조, 드로잉 작품 등을 통해 작가의 예술 세계를 총망라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특징이다. 유영국의 1930년대 도쿄 유학 시절 선보인 아방가르드 실험의 결과물부터 총 8번의 수술을 거치는 와중에도 작업을 게을리하지 않으며 그려낸 만년의 작품들까지 집대성했다. 회화의 기본 요소인 점·선·면·색으로 ‘산’을 추상화했던 작가의 여정을 깊이 있게 조망한다.

총 다섯 개의 파트로 이루어진 전시는 전통적인 연대기 순을 탈피해, 유영국의 예술 여정을 요약하는 핵심 키워드들로 구성했다. 생애 첫 개인전을 열며 가장 중요한 전환점으로 자리잡은 1964년을 주제로 한 ‘1964년, 내밀한 예술의 문을 열다’를 시작으로 초창기 작품에 주목한 ‘아방가르드 예술을 찾아서’, 개인전 이후에 집중한 ‘추상의 문법을 찾아서’, ‘심상 추상’, 1990년대 작품과 절필작을 소개하는 ‘무한, 그 너머’ 등 작가의 일생을 시간 순서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오간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작가가 평생 천착해 온 ‘산’이 마침내 내면과 하나가 된 심상 추상의 세계를 보여주는 ‘심상 추상’ 파트이다. 8번의 큰 수술을 거친 뒤에도 부지런히 전업 직업 화가로서의 일상에 충실하며 완성한 평온과 절제의 미학을 만날 수 있다.

전시를 통해 선보이는 170여점의 작품들 중 방탄소년단의 RM이 소장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은 〈Work〉(1968)도 함께 소개되어 케이팝 팬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오) 〈Work〉(1968), 캔버스에 유채, 136×136cm. ⓒ유영국미술문화재단
서울시립미술관은 회고전 기간 중 작품 전시 외에도 다채로운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교육 프로그램, 학술 심포지엄을 비롯해 이번 전시의 공간 디자인을 총괄한 양태오 태오양스튜디오 대표, 포스터 디자인을 담당한 권준호 일상의실천 공동대표, 시인 박준, 미술사가 조수진 등과의 토크 및 워크숍으로 유영국의 작품 세계를 다양한 관점으로 조망한다. 또한 9월 3일부터 9월 13일까지 열리는 ‘서울라이트 DDP 2026 가을’에서는 권하윤 작가와 협업해 유영국에 대한 오마주 작품을 222m 규모의 DDP 건물 전면 파사드에 미디어 프로젝션으로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