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ation

아이코닉 체어의 무한한 변주, 아르텍 X 폴 스미스 스툴 60 에디션

둥근 좌판과 세 개의 다리. ‘의자는 한 개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문구처럼, 스툴 60은 최소한의 구조만으로 여러 쓰임을 아우르는 다용도 가구다. 아르텍은 바로 그 심플함을 수많은 창작의 바탕으로 삼아왔다. 여러 디자이너와 아티스트, 브랜드가 아르텍과 손잡고 저마다의 색과 아이디어로 90년이 넘은 의자를 새롭게 해석해 왔다. 폴 스미스와의 세 번째 협업은 그 무한한 변주의 최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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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코닉 체어의 무한한 변주, 아르텍 X 폴 스미스 스툴 60 에디션

둥근 좌판과 세 개의 다리. ‘의자는 한 개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문구처럼, 스툴 60은 최소한의 구조만으로 여러 쓰임을 아우르는 다용도 가구다. 아르텍은 바로 그 심플함을 수많은 창작의 바탕으로 삼아왔다. 여러 디자이너와 아티스트, 브랜드가 아르텍과 손잡고 저마다의 색과 아이디어로 90년이 넘은 의자를 새롭게 해석해 왔다. 폴 스미스와의 세 번째 협업은 그 무한한 변주의 최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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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코닉 체어의 무한한 변주, 아르텍 X 폴 스미스 스툴 60 에디션

둥근 좌판과 세 개의 다리. ‘의자는 한 개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문구처럼, 스툴 60은 최소한의 구조만으로 여러 쓰임을 아우르는 다용도 가구다. 아르텍은 바로 그 심플함을 수많은 창작의 바탕으로 삼아왔다. 여러 디자이너와 아티스트, 브랜드가 아르텍과 손잡고 저마다의 색과 아이디어로 90년이 넘은 의자를 새롭게 해석해 왔다. 폴 스미스와의 세 번째 협업은 그 무한한 변주의 최신작이다.

아르텍Artek과 폴 스미스Paul Smith의 반가운 협업 소식이 들렸다. 올해로 세 번째 만남이다. 이번 주인공 역시 알바 알토Alvar Aalto가 1933년에 디자인한 스툴 60Stool 60. 나뭇결을 그대로 드러낸 ‘에디션 3’의 좌판 아래에는 말라카이트 그린을 숨기고, 세 개의 다리에는 레몬 옐로와 버건디, 멜로즈 핑크를 각각 입혔다. 폴 스미스의 시그너처 스트라이프에서 영감을 받은 컬러다. 몇 가지 색을 바꿨을 뿐, 형태는 그대로인데 90년이 넘은 이 디자인 아이콘은 전혀 다른 인상을 풍긴다. 스툴 60은 어떻게 이토록 오랫동안 같은 모습을 지키면서도 계속 새로워질 수 있었을까?

단순함 안에 숨은 혁신

핀란드 투르쿠에 있는 아르텍 공장의 모습 ⒸArtek

답은 단순한 구조 안에 있다. 둥근 좌판과 세 개의 다리, 그리고 9개의 나사. 스툴 60은 한눈에 구조를 읽을 수 있을 만큼 간결하지만, 1933년 처음 등장했을 당시에는 매우 혁신적인 가구였다. 그 혁신의 시작은 192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알바 알토는 핀란드의 가구 제작자 오토 코르호넨Otto Korhonen과 함께 핀란드산 자작나무를 구부리는 방법을 수년간 실험했고, 1933년 마침내 ‘L-레그L-leg’를 완성했다. 알토가 ‘건축 기둥의 여동생’이라 부른 이 다리는 스툴 60을 비롯해 이후 수많은 가구의 기본 구조가 되었다.

(왼) 알바 알토가 설계한 비푸리 도서관 강당을 빼곡히 채운 스툴 60
(오) 높이 41cm의 L자형 다리 3개로 이뤄진 스툴 60 ⒸArtek

자작나무 다리의 윗부분에 얇은 홈을 낸 뒤 여러 겹의 목재를 끼워 열과 압력으로 90도 구부리는 방식으로, 별도의 지지대 없이 다리를 좌판에 직접 연결할 수 있었다. 덕분에 구조는 한층 간결해졌고, 대량생산에도 적합했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여러 개를 차곡차곡 쌓아두고, 의자는 물론 사이드 테이블 등으로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지금은 너무도 평범해 보이는 형태지만, 그 시작은 과감한 기술적 실험이었다. 스툴 60은 그렇게 일상의 표준으로 자리 잡으며, 가구 디자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

모두를 위한 디자인

알바 알토 ⒸArtek

알토의 실험은 새로운 형태의 의자 하나를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그가 가구를 통해 그리고자 한 것은 새로운 삶의 방식이었다. 이러한 비전은 1935년 알바와 아이노 알토, 현대미술 후원가 마이레 글릭센Maire Gullichsen, 미술사학자이자 평론가 닐스 구스타브 하흘Nils Gustav Hahl이 함께 설립한 아르텍으로 이어졌다. ‘예술Art’과 ‘기술Technology’을 합쳐 이름 붙인 아르텍은 처음부터 단순한 가구 회사 이상의 역할을 꿈꿨다. 가구를 판매하는 동시에 전시와 교육을 통해 ‘현대적인 생활 문화’를 널리 알리고, 예술과 건축, 디자인을 일상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이들의 목표였다. 그중 핀란드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자작나무와 효율적인 생산 방식을 결합해 누구나 다양한 공간에서 쓸 수 있도록 만든 ‘스툴 60’은 이러한 이상을 가장 간결하게 보여주는 가구였다. 기술은 형태를 단순하게 만들었고, 그 단순함은 더 많은 사람의 일상으로 스며들었다.

클래식에 위트를 더하는 법

ⒸArtek

스툴 60은 톰 딕슨Tom Dixon,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 슈프림Supreme, 무인양품MUJI 등 여러 창작자와 브랜드를 거치며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됐다. 기본 형태를 건드리지 않고 색과 패턴, 재료와 디테일에 변화를 주는 방식이다. 그중 폴 스미스와 아르텍의 만남에는 분명한 접점이 있다. 두 브랜드 모두 혁신과 오래가는 품질, 사람을 중심에 둔 디자인을 중요하게 여긴다.

폴 스미스 ⒸPaul Smith

아이노와 알바 알토의 오랜 팬이기도 한 폴 스미스는 클래식한 형태를 존중하면서 예상치 못한 색과 디테일로 반전을 만드는 디자이너다. 기본을 크게 흔들지 않으면서도 한 끗의 차이로 전혀 다른 인상을 만드는 방식은 아르텍과도 닮아 있다. 폴 스미스는 스툴 60의 형태를 바꾸는 대신 자신의 시그너처 스트라이프를 색으로 풀어내고, 좌판 아래처럼 쉽게 눈에 띄지 않는 곳에도 선명한 컬러를 숨겼다. 클래식한 수트의 안쪽에 화려한 안감을 더하는 폴 스미스 특유의 디자인 문법이 스툴 60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세 번의 협업 톺아보기

두 브랜드의 첫 협업은 2024년 시작됐다. 폴 스미스는 스툴 60과 스크린 100Screen 100, 코트 랙 109Coat Rack 109 세 가지 알토 디자인을 골라 자신의 색을 입혔다. 스툴 60에는 본래 40가지 색으로 이루어진 시그니너처 스트라이프를 네 가지 우드 스테인으로 절제해 옮겼다. 핀란드 숲과 맞닿은 아르텍의 정체성을 고려한 선택이다. 자연스러운 나뭇결을 살린 좌판 아래에는 반대로 강렬한 클라인 블루를 숨겼다. 클래식한 수트 안쪽에 선명한 안감을 더하는 폴 스미스 특유의 반전이다. 스크린 100에는 다섯 가지 우드 컬러를 반복해 한층 차분한 스트라이프를 만들고, 아르텍 아카이브에서 다시 꺼낸 코트 랙 109에도 같은 색 조합을 적용했다. 세 제품 모두 인근 핀란드 숲에서 얻은 목재를 사용해 핀란드에서 제작했다.

2025년 두 번째 에디션부터는 오롯이 스툴 60에 집중했다. 자연스러운 우드 톤의 좌판은 그대로 두되, 뒤집어야 보이는 밑면을 선명한 필러 박스 레드Pillar Box Red로 칠했다. 세 개의 다리는 각각 스카이 블루와 러스트, 브리티시 레이싱 그린. 모두 폴 스미스의 시그너처 스트라이프에서 가져온 색이다. 첫 번째 에디션과 두 번째 에디션을 함께 쌓으면 서로 다른 색의 다리가 층층이 겹치며 스트라이프 특유의 리듬이 살아난다.

말라카이트 그린과 레몬 옐로, 버건디, 멜로즈 핑크를 가미한 세 번째 에디션,
판과 다리에 색을 분산해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컬러 포인트 ⒸArtek

올해 공개한 세 번째 에디션은 그 아이디어를 한 단계 더 확장한다. 이번 출시와 함께 앞선 두 에디션도 다시 선보여 세 종류를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도록 했다. 각각 놓았을 때는 절제된 컬러 포인트에 가깝지만, 세 에디션을 차곡차곡 쌓는 순간 아홉 개의 다리가 어우러지며 폴 스미스의 시그니너처 스트라이프를 연상시키는 패턴이 만들어진다. 한 개의 스툴에서 시작한 색의 실험이 세 번의 에디션을 거치며 점차 커다란 스트라이프로 자신만의 디자인 언어를 구축했다.

ⒸArtek

거의 한 세기 가까이 같은 형태를 지킨 스툴 60. 그럼에도 여전히 새롭다. 간결한 구조가 남긴 여백 덕분에 색과 아이디어가 자유롭게 스며든다. 폴 스미스는 그 위에 스트라이프와 위트를 더해 또 하나의 변주를 만들었다. 세 번의 협업이 드러내는 건 결국 하나의 디자인이 품을 수 있는 수많은 가능성이다. 의자는 하나면 충분하다. 다만 그 하나를 해석하는 방식까지 하나일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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