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ial

[MDW 2026] 세계 최대 디자인 축제: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주목한 다섯 가지 장면

올해 밀라노 디자인 위크는 세계 디자인 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무대였다. 박람회 전역에서는 산업과 문화, 브랜드와 도시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실험적 전시와 새로운 디자인 흐름이 펼쳐졌다. 그중에서도 2026년 봄의 밀라노를 더욱 선명하게 각인시킨 다섯 가지 장면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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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W 2026] 세계 최대 디자인 축제: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주목한 다섯 가지 장면

올해 밀라노 디자인 위크는 세계 디자인 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무대였다. 박람회 전역에서는 산업과 문화, 브랜드와 도시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실험적 전시와 새로운 디자인 흐름이 펼쳐졌다. 그중에서도 2026년 봄의 밀라노를 더욱 선명하게 각인시킨 다섯 가지 장면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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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W 2026] 세계 최대 디자인 축제: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주목한 다섯 가지 장면

올해 밀라노 디자인 위크는 세계 디자인 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무대였다. 박람회 전역에서는 산업과 문화, 브랜드와 도시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실험적 전시와 새로운 디자인 흐름이 펼쳐졌다. 그중에서도 2026년 봄의 밀라노를 더욱 선명하게 각인시킨 다섯 가지 장면을 소개한다.

올해 밀라노 디자인 위크Milan Design Week는 세계 디자인계의 중심이 이곳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불안정한 시장 상황과 국제적 긴장감이 이어지는 시기임에도, 세계 최대 규모의 가구·디자인 박람회 ‘살로네 델 모빌레Salone del Mobile’는 산업적 경쟁력과 높은 디자인 완성도, 문화적 콘텐츠, 새로운 비즈니스 가능성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며 굳건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반세기를 훌쩍 넘는 역사와 압도적인 규모, 그리고 산업과 문화, 브랜드와 도시를 촘촘히 연결하는 구조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를 여전히 가장 강력한 글로벌 디자인 플랫폼으로 만든다. 올해는 새롭게 신설된 한정판·수집형 디자인을 집중 조명한 전시 섹션 ‘살로네 라리타스Salone Raritas’를 비롯해, 밀라노 전역에서 펼쳐지는 전시 ‘푸오리살로네Fuorisalone’에서도 몰입형 경험이 두드러졌다. 2026년 봄, 밀라노를 더욱 선명하게 각인시킨 다섯 가지 하이라이트를 소개한다.

ⒸMilano Fashion Tour

세계 디자인의 좌표가 되는 도시

한 해 동안 열리는 글로벌 디자인 위크는 약 40여 개에 이른다. 여기에 지역 기반 혹은 큐레이션 중심의 부티크 디자인 페어까지 포함한다면, 최소 수백 개에 달할 것. 그중에서도 글로벌 디자인의 기준점으로 가장 자주 언급되는 도시는 단연 밀라노다. 매년 4월이면 밀라노는 디자인 수도로 변신한다.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밀라노 곳곳의 궁전과 역사적 건축, 갤러리, 쇼룸, 스튜디오를 무대로 쇼케이스를 펼치고,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전시장이 된다. 

노르웨이 건축사 ‘스노헤타’와 협업해 선보인 USM의 설치 작품 ‘현실의 르네상스(Renaissance of the Real)’ ⒸUSM
ⒸSalone del Mobile

세계 최대 규모의 가구 박람회 ‘살로네 델 모빌레Salone del Mobile’가 바로 이 거대한 흐름의 중심축 역할을 한다. 1961년 시작된 살로네 델 모빌레는 ‘유로쿠치나EuroCucina’, ‘유로루체Euroluce’, ‘살로네 사텔리테Salone Satellite’ 등을 차례로 도입하며 단순한 가구 박람회를 넘어 글로벌 디자인 산업의 플랫폼으로 확장해 왔다. 특히 신진 디자이너 플랫폼인 살로네 사텔리테는 지금까지 1만 4천 명 이상의 젊은 인재를 배출하며 디자인계의 대표적인 등용문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살로네 델 모빌레는 4월 21일부터 26일까지 6일간 진행됐으며, 전 세계 167개국에서 약 31만 6천 명이 방문했다.

살로네 델 모빌레는 올해 최초로 한정판 및 특별 디자인 제품만을 선보이는 전시회 ‘살로네 라리타스(Salone Raritas)’를 개최했다. ‘박람회 안의 박람회’로 선보인 해당 전시에서는 이탈리아 디자인 스튜디오 ‘포르마판타스마(Formafantasma)’가 구상한 모듈식 세트를 중심으로 다양한 수집용 디자인 갤러리 부스가 마련됐다. ⒸSalone del Mobile

2026 밀라노 디자인 위크는 불안정한 국제 정세와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디자인 산업이 새로운 시장과 비즈니스 모델, 동시대적 라이프스타일을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신규 섹션 ‘살로네 라리타스Salone Raritas’의 등장이다. ‘희소성’을 뜻하는 이 특별전은 한정판 디자인과 장인 기반 작업, 컬렉터블 오브제를 중심으로 구성되며, 오늘날 디자인 시장이 오래 지속될 가치와 수집 가능한 디자인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글로벌 디자인의 새로운 지형도

밀라노 디자인 위크의 진짜 매력은 박람회장 밖 도시 전체에서 완성된다. 올해 역시 브레라Brera, 알코바Alcova, 이솔라Isola, 토르토나Tortona 등 주요 디자인 디스트릭트를 중심으로 브랜드 쇼룸과 전시, 설치 작업이 이어졌다. 브레라가 글로벌 브랜드와 컬렉터블 디자인 중심의 가장 ‘밀라노다운’ 풍경을 보여줬다면, 알코바는 버려진 산업 시설과 폐건축을 전시장으로 탈바꿈시키며 신진 디자이너들의 설치 작업과 소재 실험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또, 이솔라는 신진 스튜디오와 독립 브랜드, 지속가능성 중심 프로젝트가 모이는 커뮤니티 기반 플랫폼으로 존재감을 보여줬다.

ⒸAcumen

웰니스부터 리이슈 디자인까지 이어진 흐름

올해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는 ‘회복적 공간’을 둘러싼 관심이 유독 두드러졌다. 특히 웰니스는 더 이상 스파 산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단순한 가구나 오브제를 넘어, 감각과 신체 경험 자체를 설계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된 모습이다. 이탈리아 웰니스 브랜드 에페Effe와 스페인 출신의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Patricia Urquiola가 선보인 모듈형 사우나·하맘 시스템 발루아르Baluar는 그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중세 요새 건축의 바스티온Bastion에서 영감을 받은 이 프로젝트는 열과 증기, 빛, 향, 사운드까지 하나의 몰입형 환경으로 통합하며, 웰니스를 감정적 경험의 영역으로 확장했다. 공간은 기능을 위한 배경에 머무르지 않고, 사용자의 심리 상태와 감각을 조율하는 장치가 되고 있다. 올해 밀라노 곳곳에서 목격된 사우나와 명상, 휴식 중심의 설치 역시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었다.

동시에 브랜드들은 전시를 통해 ‘읽고, 머무르고, 사유하는 경험’을 제안하기 시작했다. 미우 미우Miu Miu는 네 번째 ‘문학 클럽Literary Club’을 통해 작가 아니 에르노Annie Ernaux와 아마 아타 아이두Ama Ata Aidoo의 텍스트를 중심으로 욕망과 여성성에 관한 강연과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또, 질 샌더Jil Sander가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아파르타멘토Apartamento와 함께 선보인 ‘레퍼런스 라이브러리Reference Library’ 역시 인상적이었다. 60권의 책을 매개로 독서와 사유의 경험을 공간적으로 풀어낸 이번 전시는 빠르게 소비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천천히 읽는 행위’를 제안했다.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로낭 부홀렉Ronan Bouroullec, 현대미술 큐레이터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Hans Ulrich Obrist 등 60인의 창작자가 직접 고른 책을 하나의 설치 작업처럼 구성하며, 독서 행위 자체를 전시 경험으로 전환한 것이 특징이다.

한편 까시나Cassina, 자노타Zanotta 등은 과거의 디자인 아이콘을 단순 복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소재와 제작 기술, 변화한 라이프스타일의 맥락 안에서 재해석했다. 까시나는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 피에르 잔느레Pierre Jeanneret, 샬롯 페리앙Charlotte Perriand 컬렉션 생산 60주년을 기념하며 대표작을 새로운 전시 구성과 컬러 팔레트로 재조명했고, 자노타는 카를로 몰리노Carlo Mollino의 아카이브와 함께 1950년대 디자인된 ‘버터브러Vertebra’ 테이블을 공개하며 이탈리아 모던 디자인의 실험 정신을 다시 환기했다.

ⒸZanotta

키오스크가 주목한 ‘살로네 델 모빌레’ 하이라이트 5

오늘날 밀라노 디자인 위크는 웰니스와 문학, 패션, 컬렉터블 디자인, 감정적 경험까지 교차하는 보다 문화적이고 감각적인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올해 밀라노를 더욱 선명하게 각인시킨 다섯 가지 하이라이트 장면을 소개한다.

이솝의 첫 조명 컬렉션

웰니스적인 세계관과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두터운 팬층을 구축해 온 이솝Aesop이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6에서 첫 조명 컬렉션 ‘아포제Aposē’를 공개했다. 브레라 지구의 15세기 건축물 카르미네 성당Chiesa del Carmine에서 선보인 설치 작업 ‘더 팩토리 오브 라이트The Factory of Light’를 통해서다. 이솝의 대표 제품인 핸드 밤 튜브에서 형태적 영감을 얻은 아포제는 테이블 램프와 펜던트, 플로어 램프로 구성되며, 은은한 브라운 톤의 빛으로 브랜드 특유의 차분한 분위기를 공간 안에 구현했다. 조명 브랜드 플로스Flos와 협업해 이탈리아와 독일의 장인 공방에서 제작됐으며, 전시장 한가운데에 16,000개의 유리병 위에 조명을 배치한 설치 작업이 펼쳐져 강한 인상을 남겼다.

H&M 홈의 화려한 데뷔

올해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는 패션 브랜드들의 공간 역시 큰 주목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의외의 데뷔는 에이치앤엠 홈H&M Home이었다. 미국 인테리어 디자이너 켈리 웨어스틀러Kelly Wearstler와 손잡고 새로운 홈 컬렉션을 공개한 것이다. 전시는 오랫동안 비공개 상태였던 17세기 바로크 건축물 ‘팔라초 아체르비Palazzo Acerbi’에서 열렸는데, 웅장한 프레스코 벽화와 기둥 사이로 조각적 가구와 오브제가 배치되며 강렬한 대비를 만들어냈다. 특히 이번 협업은 에이치앤엠 홈이 처음으로 디자이너 컬렉션에 본격적인 가구 라인을 포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목재와 대리석, 세라믹, 금속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가구와 오브제는 ‘일상의 의식Daily Rituals’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반복과 착시, 유머로 완성한 포르나세티 X 씨씨타피스

이탈리아의 아이코닉 디자인 하우스 포르나세티Fornasetti와 러그 브랜드 씨씨-타피스CC-TAPIS의 만남. 이번 프로젝트는 포르나세티의 대표적인 아카이브 그래픽을 러그로 옮겨오며, 초현실적 세계관을 직조의 언어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히말라야산 울과 메리노 울, 실크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완성했으며, 태양왕을 뜻하는 ‘레 솔레Re Sole’와 원죄를 의미하는 ‘페카토 오리지날레Peccato Originale’, 고양이 모티프의 ‘가티파니Gattipanni’ 등 포르나세티를 상징하는 대표 디자인이 포함됐다. 특히 반복과 착시, 유머를 활용하는 포르나세티 특유의 시각 언어가 씨씨-타피스의 정교한 핸드 노팅 기법과 만나며 러그를 하나의 예술적 오브제로 확장했다.

동심을 자극하는 회전목마, 아르켓 X 라일라 고하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6에서 가장 유쾌한 풍경 중 하나는 아르켓Arket과 디자이너 라일라 고하Laila Gohar가 함께 만든 회전목마였다. 자르디노 델레 아르티Giardino Delle Arti에 설치된 이번 프로젝트는 18세기 후반 제작된 독일산 회전목마를 바탕으로, 말 대신 거대한 배와 무, 가지, 무화과 조형물을 좌석으로 배치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고하 월드Gohar World’를 통해 음식과 오브제를 초현실적으로 재해석해온 라일라 고하의 세계관이 그대로 반영됐다. 이번 설치는 그녀의 첫 레디투웨어 컬렉션 공개를 기념해 기획됐으며, 아르켓은 이를 ‘조각 작품이자 인터랙티브한 무대 세트’라고 설명했다. 특히 단순히 감상하는 전시에 머무르지 않고, 관람객이 직접 회전목마를 타고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해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젓가락에 깃든 동시대 디자인, 스튜디오 듀오와 나이스워크숍

〈CHOPSTICKS 箸〉 ⒸMario Tsai

올해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가장 인상적인 아시아 디자인 전시 중 하나는 상하이 기반 플랫폼 에스대시쓰리S_3가 기획한 〈CHOPSTICKS 箸〉였다. 중국·한국·일본 디자이너 16팀이 참여한 이번 전시는 젓가락이라는 일상적 도구를 통해 동아시아의 생활 문화와 디자인 감각을 새롭게 조명했다. 서울 기반 디자인 스튜디오 구오 듀오Kuo Duo는 한국 식문화에서 늘 한 세트로 사용되는 숟가락과 젓가락의 관계에 주목해 커틀러리 ‘선Seon’을 선보였다. 얇고 납작한 한국식 금속 젓가락에서 출발한 작업으로, 미세하게 각진 헤드와 부드럽게 마감되는 곡선을 통해 절제된 조형미를 드러냈다. 골드와 로즈 골드, 실버 마감 또한 한국 전통 금속 공예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됐다. 또 다른 서울 기반 스튜디오 나이스워크숍NICEWORKSHOP은 ‘엔지니어드 찹스틱스Engineered Chopsticks’를 공개했다. 두 개의 젓가락을 하나의 U자형 탄성 구조로 연결해, 젓가락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보다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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