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는 스테디셀러가 된 말차의 초록빛 대신 새로운 보랏빛, ‘우베 Ube’가 눈길을 끈다. 밀크티로 익숙한 ‘타로Taro’와 혼동되지만, 필리핀에서 재배되는 보라색 참마 ‘얌Yam’의 한 종류다. 타로보다 달콤하고, 바닐라를 연상시키는 크리미한 풍미가 특징이다. 선명한 색감과 부드럽고 달콤한 맛 덕분에 우베는 말차의 뒤를 잇는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F&B 데이터 분석 기업 데이터센셜Datassential은 2027년까지 우베가 다른 식재료보다 88% 더 빠른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트렌드 예측 기업 WGSNWorth Global Style Network은 2023년 우베를 주목할 식품 트렌드로 언급한 데 이어, 2024년에는 ‘올해의 맛’으로 선정하며 잠재력을 강조했다.
필리핀에서 우베는 일상적으로 사용되어 온 식재료다. 디저트와 잘 어울리는 풍미 덕분에 빵, 아이스크림 등에 널리 활용되며 자연스럽게 필리핀 식문화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왔다. 이런 우베가 최근에는 유럽과 미국으로 퍼지며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식물성 재료라는 점에서 비건, 글루텐프리 레시피와 궁합이 좋고, 시각적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음료와 디저트 전반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말차처럼 웰니스 흐름과 맞물려 라이프스타일을 드러내는 선택지로 자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해부터 국내 일부 카페에서도 우베를 활용한 메뉴가 등장하기 시작해, 머지않아 한국에서도 보랏빛 색과 맛을 쉽게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과 미국을 휩쓴 우베 트렌드를 미리 살펴보자.
오리지널의 맛, 우베 할라야와 할로할로


필리핀에서 가장 친근하게 우베를 맛보는 방식은 잼과 아이스크림이다. 으깬 우베에 코코넛 밀크와 설탕을 더해 만든 만든 잼 ‘우베 할라야Ube Halaya’는 빵에 발라 먹거나 다양한 디저트의 속 재료로 활용된다. 여름철에는 우리나라의 빙수와 비슷한 여름 대표 디저트 ‘할로할로Halo-halo’의 토핑으로도 빠지지 않는다. 필리핀 문화에서 우베는 특별한 날에 찾는 재료라기보다, 어린 시절 엄마가 만들어주던 간식처럼 집에서도 손쉽게 접하던 친근한 맛으로 기억된다.
보랏빛이 품은 부드러운 달콤함


우베 도넛과 아이스크림 등을 판매한다. ⒸMAMASONS DIRTY ICE CREAM


(오) LA의 우베 전문 카페 ‘카페 86’은 다양한 우베 베이커리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Cafe 86
본래 필리핀에서 그랬던 것처럼, 유럽과 미국으로 퍼진 우베 역시 베이커리와 아이스크림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흐름이다. 우베 할라야, 할로할로를 익숙한 형태로 해석해 도넛 필링이나 소프트아이스크림으로 선보이는 곳이 많다. 크리미한 맛 덕분에 치즈케이크나 페이스트리와도 잘 어울려 다양한 베이커리 메뉴로도 만날 수 있다. 특히 선명한 보라색이 강한 인상을 남기며 SNS에도 자주 등장하는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한 메뉴로 각광받고 있다.

우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활용 범위도 점점 넓어지고 있다. 올 봄, 스타벅스는 글로벌 시즌 메뉴로 ‘우베 코코넛 마끼아또’를 선보였다. 한국 출시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한정 음료로 만날 수 있다고. 스타벅스는 이미 지난해 미국의 일부 리저브 매장에서 우베를 활용한 음료를 선보이며 가능성을 탐색해 왔다. 영국의 프랜차이즈 카페 프레타망제Pret A Manger 역시 지난 여름, 시즌 메뉴로 ‘우베 브륄레 아이스 라떼’를 출시하며 새로운 맛을 소개했다. 이처럼 베이커리와 디저트 중심으로 소비되던 우베가 라떼 등 음료까지 확장되며, 매혹적인 보랏빛의 풍미로 F&B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