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ial

애플에 앞서, 소니 그리고 모리타 아키오가 있었다

워크맨을 듣는 것은 왜 즐거울까. 많은 사람에게 워크맨은 처음 구매한 음향기기였다. 테이프를 넣고, 이어폰을 꽂아 걸으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었고, 즐거움을 위해 불편함을 감내하는 일을 알게 된 순간이기도 했다. 디지털 음원처럼 곡을 쉽게 오갈 수 없었고, 되감기와 빨리 감기 버튼을 누르면 앞뒤 어딘가 예측 못 한 곳에 떨어져서 처음부터 쭉 듣게 되는 매력이 있었다. 걷는 사람(Walkman). 걸으면서 듣는 사람. 1979년, 모리타 아키오는 이 개념을 세상에 퍼뜨렸다. 최초는 아니었지만 사람들의 우주를 확장시켰던 전설적인 하드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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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에 앞서, 소니 그리고 모리타 아키오가 있었다

워크맨을 듣는 것은 왜 즐거울까. 많은 사람에게 워크맨은 처음 구매한 음향기기였다. 테이프를 넣고, 이어폰을 꽂아 걸으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었고, 즐거움을 위해 불편함을 감내하는 일을 알게 된 순간이기도 했다. 디지털 음원처럼 곡을 쉽게 오갈 수 없었고, 되감기와 빨리 감기 버튼을 누르면 앞뒤 어딘가 예측 못 한 곳에 떨어져서 처음부터 쭉 듣게 되는 매력이 있었다. 걷는 사람(Walkman). 걸으면서 듣는 사람. 1979년, 모리타 아키오는 이 개념을 세상에 퍼뜨렸다. 최초는 아니었지만 사람들의 우주를 확장시켰던 전설적인 하드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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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에 앞서, 소니 그리고 모리타 아키오가 있었다

워크맨을 듣는 것은 왜 즐거울까. 많은 사람에게 워크맨은 처음 구매한 음향기기였다. 테이프를 넣고, 이어폰을 꽂아 걸으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었고, 즐거움을 위해 불편함을 감내하는 일을 알게 된 순간이기도 했다. 디지털 음원처럼 곡을 쉽게 오갈 수 없었고, 되감기와 빨리 감기 버튼을 누르면 앞뒤 어딘가 예측 못 한 곳에 떨어져서 처음부터 쭉 듣게 되는 매력이 있었다. 걷는 사람(Walkman). 걸으면서 듣는 사람. 1979년, 모리타 아키오는 이 개념을 세상에 퍼뜨렸다. 최초는 아니었지만 사람들의 우주를 확장시켰던 전설적인 하드웨어.

* ‘Icon・Index・Symbol’ 시리즈는 배재희 디렉터가 선곡한 음악과 함께 즐겨보세요.

2026년 애플의 선택: 공급망의 시대에서 ‘물건’의 시대로

John Ternus and Tim Cook at Apple Park ⒸApple

2026년 4월, 팀 쿡Tim Cook이 15년 만에 애플Apple CEO 자리에서 물러나며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총괄이었던 존 터너스John Ternus가 후임으로 선정되었다. 공급망 전문가였던 팀 쿡과는 결이 다르기에 이 신호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 생각하니, AI 경쟁에서 뒤처진 애플이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으로 돌아가겠다는 결정으로 보였다. 그래서 떠오르는 이름이 있었다. 모리타 아키오Morita Akio.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가장 존경한 기업인이자, 하드웨어가 인간의 문화를 바꿀 수 있다는 걸 증명한 경영인이다.

모리타 아키오의 확신: 시장 조사보다 중요한 제품의 본질

Morita Akio ⒸThe Akio Morita

모리타 아키오는 사케 양조 가문의 장남이자 후계자였지만 물리학과를 택해 1946년, 작은 회사를 차렸다. 이 회사가 12년 뒤 소니Sony가 된다. 이후에 세계 최초의 포켓 라디오같이 세상에 없었던 제품들을 연달아 만들었지만 시장은 앞서간 제품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주목할 점은 그때마다 밀어붙였다는 것이다. 잡스가 자신의 철학으로 인용했던 말이 바로 여기서 나왔다.

소비자가 필요한지 미처 깨닫지 못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 모리타 아키오

Sony Walkman® TPS-L2 ⒸSony
소니의 웨어러블 ‘워크맨’ 제품군 ⒸMarc Zimmermann

1979년에 워크맨Walkman이 출시되었고 시장 조사는 형편없는 결과를 내놓았다. 처음에는 팔리지 않았지만, 도쿄의 10대들이 워크맨을 끼고 거리를 걷기 시작하자 걷잡을 수 없이 퍼졌다. 지금은 너무 자연스러운 일에도 처음이라는 게 있었다. 사람들이 어디서든 자신만의 음악을 ‘가지고 다닐 수 있게’ 해줌으로써 매우 개인적인 경험으로 만들어주었다. 이렇게 음악을 듣는 행위 자체를 바꾼 워크맨은 거실 오디오 세트 앞이 아니라 걸으면서, 지하철에서 혼자 누리는 것 등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음악 경험의 개인화’를 기기 하나로 끄집어내었다. 이후 2010년까지 소니는 ‘워크맨’이라는 라인업으로 약 3억 3,500만 대를 판매했다.

잡스가 발견한 소니의 태도: 유니폼에서 아이팟까지

Steve Jobs in October 2004 ⒸTim Mosenfelder/Getty Images
The evolution of Steve Jobs’ keynote uniform ⒸThe Next Web

스티브 잡스는 1980년대 초, 소니 공장을 방문했을 때 모든 직원이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는 풍경에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잡스는 애플 직원들에게도 유니폼 같은 걸 만들어주고 싶어 소니의 유니폼을 디자인한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에게 조끼를 의뢰했지만 직원들의 냉담한 반응에 부딪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미야케와 친해진 잡스는 결국 자신을 위한 검은 터틀넥을 백 벌 주문했고 맥킨토시 공장은 소니 공장을 모티브로 설계됐다. 1999년 아이맥iMac 발표회에서 잡스는 모리타의 부고를 전하며 잠시 멈춰 섰다. 잡스가 소니에서 배운 건 세계 최초의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기술이 아닌 사람들이 원한다는 걸 아직 모르는 것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 세상이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해도 끝까지 밀어붙여 보는 자기 확신이었다. 이후 애플은 휴대용 개인 음악 기기, 아이팟을 출시했다.

인터페이스로서의 하드웨어: 새로운 시대의 물건을 기다리며

iPod 1st Generation ⒸApple
Steve Jobs in January 2004 ⒸJustin Sullivan/Getty Images

모리타 아키오는 1999년 세상을 떠났다. 그가 남긴 유산은 하드웨어가 사람이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을 바꾸는 인터페이스라는 통찰이다. 이제 애플이 다시 그 출발점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기대하게 된다. 세상이 미처 깨닫지 못한 제품, 우리의 행동양식에도 변화를 줄 수 있는 어떤 물건. 새로운 하드웨어의 시대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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